모유 수유를 시작한 지, 그리고 우리집 아기가 태어난 지 350일이 되는 날에 생리를 시작했다.
임신한 기간까지 생각하면 나는 거의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생리를 시작한 셈이다.
(내심 돌이 될 때까지 생리를 안 하길 바랐는데..ㅋㅋㅋ 과욕이었나?)
사실 이전에도 '생리인가?' 싶은 증상이 두세 번 있긴 했었다.
정확한 시점은 기억이 안 나는데, 아마 며칠 동안 밤수가 잠시 끊어졌을 때랑 이유식을 시작할 때쯤이었던 것 같다.
그때도 피가 조금씩 나온 걸 보고 '아, 이제 생리 시작인가 보다' 하고서 급하게 생리대를 사서 착용하고 그랬었는데, 하루 정도 찔끔 나오다가 말고 그러길래 '아닌가..?? 내 몸도 뭔가 헷갈리고 있나..?' 이렇게 생각하고 말았었다.
1. 생리 전 전조 증상
생리 시작 며칠 전, 처음엔 맑은 냉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후에 점점 색깔이 짙은 냉이 나오기 시작했다.
뭔가 이전에 피가 조금씩 나올 때와는 좀 다른 느낌이어서, '이제는 정말 생리를 할 때가 되었나 보다' 하는 생각이 들었다.
나는 생리통이 워낙 심했던 사람인지라(웬만큼 아파도 약을 안 먹고 버티는 편인데, 생리통은 정말....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 없었다...), 처음에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당분간 생리를 안 한다는 사실에 꽤나 기뻐했었다.ㅋㅋㅋ 그래서 이전에 두세 번 생리를 하는 듯하다가 안 하고 그랬을 때도 엄청 안도하고 그랬었다. '아직 좀 더 생리를 안 할 수 있다...!' 이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..ㅋㅋㅋㅋ
아무튼, 이 정도면 꽤 오랫동안 편하게 잘 지냈던 것 같다(물론 모유 수유의 어려움은 굉장히 컸지만..). 아마 이것보다 더 늦게 생리를 했다면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걱정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.
2. 생리 양
생리가 시작된 게 오전 7시쯤이었는데, 저녁이 될 때까지 생리 양이 많지 않았다. 생리를 하는 건 확실한데, 뭔가 하루 만에생리가 끝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해야 하나? 생리 4~5일 차 정도의 적은 양이었다. 어디선가 듣기로는 출산 후 첫 생리 때 양이 엄청 많다고 했던 것 같은데, 나는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좀 의아했다. '생리를 늦게 시작한 편이라 그런가?' 하고 오히려 좋다고까지 생각했는데... 이게 웬 걸? 그날 저녁부터 갑자기 양이 많아지기 시작했다. 생리 시작한 걸 알자 마자 바로 크린베베(출산 전부터 생리대 대신 사용하던 기저귀이다ㅋㅋ)를 주문했는데, 처음엔 생리 양이 적어서 '괜히 주문했나?' 이랬다가 양이 갑자기 확 늘어나면서부터는 '아, 왜 이렇게 안 와.. 배송이 왜 이렇게 느려..'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다.ㅋㅋㅋ;; 아무튼.. 나는 임신 전에 원래 생리 1일 차, 2일 차에 양이 많고 3일 차부터는 양이 확 줄어들었는데, 이번에는 3일 차에도 여전히 양이 많았다..ㅠㅠ 그러다 보니 화장실에 자주 가야 했는데, 아기가 요새 분리불안이 온 건지... 멀쩡하게 잘 놀다가도 내가 화장실 갈 때마다 서럽게 울어제껴서 진짜 화장실 갈 때마다 전쟁이었다...ㅠㅠㅠㅠ
3. 생리통
앞서 말했듯이 나는 원래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생리통이 심한 사람이었다. 그래서 당장 아프지 않더라도 생리를 시작하면 무조건 진통제부터 먹었다(아프고 나서 먹으면 이미 한참 늦은 거임...).
그래서 이번에 생리를 딱 시작했을 때도 제일 먼저 걱정했던 게 생리통이었는데(아직 수유 중이라 진통제를 먹기가 찝찝해서...), 다행히 생리통이 하나~~~도 없었다. 생리 1일 차 저녁에 양이 확 많아지면서 살짝 아프려고 했다가 그냥 그렇게 지나가 버렸다. 자연분만을 하면 생리통이 없어진다던데, 그 말이 사실인가 보다. 애기 보면서 생리하는 것도 힘든데, 거기다 생리통까지 있었으면... 진짜 상상도 하기 싫다..ㅠㅠㅠㅠㅠ 아무튼 생리통이 사라져서 너무 좋았다..!
4. 모유 양
생리를 시작했다고 해서 모유 양이 줄어들거나 그러진 않았다. 물론 최근에 애기가 먹는 음식의 양이 늘어나면서 모유 양이 자연스레 줄어들고 있긴 한데, 생리가 시작되면서 모유가 더 줄어들거나 그러진 않았다. 인터넷에 찾아 보니, 생리가 모유 수유에 주는 영향은 딱히 없는 듯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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